향수를 뿌리고 친구에게 "이거 무슨 향이야"라고 물으면, 정작 나와 다른 향을 말하기도 합니다. 향이 시간을 두고 변하기 때문이에요.
향수는 한 가지 향이 아니라 여러 향료가 시간차를 두고 피어나도록 설계됩니다. 보통 탑·하트·베이스 세 단계로 나눠요. 향수병 설명에 적힌 노트가 바로 이 순서입니다.
탑 노트 — 첫인상
뿌린 직후 5분에서 15분 사이에 느껴지는 향입니다. 가볍고 휘발이 빠른 시트러스나 허브가 많이 쓰여요. 매장에서 맡는 첫 향이 대부분 이 탑 노트라, 첫인상만으로 판단하면 안 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.
하트 노트 — 진짜 성격
탑 노트가 가라앉으면 향의 중심이 드러납니다. 플로럴이나 스파이시 노트가 자리하는 단계로, 그 향수를 그 향수답게 만드는 부분이에요. 보통 뿌린 뒤 30분에서 한 시간쯤, 가장 오래 머무는 향입니다.
향수의 진짜 얼굴은 하트 노트에 있습니다. 시향할 때 시간을 들이는 이유예요.
베이스 노트 — 마지막 잔향
몇 시간 뒤 피부와 옷에 남는 향입니다. 머스크·우디·앰버처럼 무겁고 오래가는 향료가 베이스를 이뤄요. 다음 날 코트에서 살짝 느껴지는 향이 보통 이 베이스 노트입니다.
그래서 향수를 고를 때는 베이스가 내 취향인지가 중요합니다. 가장 오래 함께하는 향이니까요. 노트 피라미드를 볼 때 맨 아래를 눈여겨보세요.